중국의 영화감독 왕남복(난푸 왕)이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플로리다는 놀이공원, 선사 시대 늪 생물, 그리고 햇볕에 그을린 주민들로 가득 찬 이국적인 장소 같았다. 그녀는 휘둥그래진 눈으로 여러 도시를 여행하던 중카리스마 있는 ....
2017-03-12
다큐멘터리
중국의 영화감독 왕남복(난푸 왕)이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플로리다는 놀이공원, 선사 시대 늪 생물, 그리고 햇볕에 그을린 주민들로 가득 찬 이국적인 장소 같았다. 그녀는 휘둥그래진 눈으로 여러 도시를 여행하던 중카리스마 있는 젊은 방랑자 딜런을 만나고, 안락한 집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거리에서의 삶을 택한 채 사회의 법규를 거부하는 그에게 매료된다. 카메라를 들고 그를 따라나선 그녀는 수년에 걸쳐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자유의 의미를 탐구한다. (2018년 제15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리뷰 자유를 제한하고 검열하는 중국에서 자유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찍던 감독 왕남복(난푸 왕). 그녀에게 자유의 상징은 여행이다. 자유를 꿈꾸며 생일날마다 여행을 떠나곤 하는 감독은 이번에는 뉴욕에서 플로리다행이다. 감독은 거기서 매력적인 홈 리스 청년 딜런 올슨을 만나고, 그와 함께 거리에서 홈 리스 삶을 경험하고 기록한다.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먹고, 공원에서 자고, 거리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 영화는 한 축으로는 자유의 의미를 찾아가는 감독 자신의 여정을 담고, 다른 한 축으로는 홈 리스로 자유롭게 사는 딜런을 따라간다. 그러다 영화는 딜런을 통해 '자유'의 두 가지 상충적인 의미, 자유와 무료를 겹쳐낸다. 홈 리스로 살아가는 딜런의 삶은 세상의 관습을 끊어내는 작업인 동시에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자기 방식으로 살아가는 여정이다. 총 3개의 섹션으로 나눠진 영화에서 마지막 섹션은 우리가 세상에서 구축된 편견, 영화의 구성에서 기대한 관습을 불쑥 마주하게 하고, 동시에 배반한다. 영화는 딜런을 판단하지 않고 대면할 수 있도록 감독 자신의 성찰을 지속한다. 답이 아닌 질문으로 딜런의 삶도, 감독 자신의 삶도, 나아가 관객의 삶 그리고 영화를 열어놓는다. 자유로운가? (2018년 제15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 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