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물의 시점을 이야기할 때에는 인물의 위치, 방향, 대상과의 거리를 고려해야 한다. 그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어느 방향을 바라보는지, 그리고 그의 시선이 닿는 곳은 얼마나 멀리 있는지.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남매는 캄보디 ....
2022-02-10
드라마
한 인물의 시점을 이야기할 때에는 인물의 위치, 방향, 대상과의 거리를 고려해야 한다. 그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어느 방향을 바라보는지, 그리고 그의 시선이 닿는 곳은 얼마나 멀리 있는지.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남매는 캄보디아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부농족으로, 댐 건설로 인해 고향을 떠나 수도 프놈펜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둘의 시선은 같은 곳을 향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부흥하고 있는 건설업에 종사할 생각으로 들뜬 오빠는 이미 수도에 사는 지인들과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는 반면, 여동생은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혼이 자신들을 따라오지 못했음을 걱정하며 떠나기 전 물에 잠겨가는 옛 마을을 홀로 방문한다. 오빠의 위치는 현실에 있으며 미래지향적이지만 여동생의 시점은 과거, 꿈, 혹은 유령적인 것을 향한다. 삶의 공간과 방식에 변화를 야기하는 이주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남매를 통해 감독은 이주민의 위치와 방향, 그들의 시선이 닿는 거리에 대해 질문한다.